소개
오리지널 타이틀은 "The Killing of a Sacred Deer" 입니다. 디어(Deer)에는 이중적인 의미가 있는데요, "사슴"과 "소중한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더 랍스터>로 유명한 그리스의 감독 요르고스 란티모스의 2017년 작품입니다. 제70회 칸 영화제 각본상을 수상한 우수한 작품인데다가, 국내에서 이동진 평론가에게 만점을 받아서 더 유명해졌습니다.
영화의 모티브는 고대 그리스 비극 '아울리스의 이피게네이아'에서 가져왔습니다. 아가멤논의 트로이 원정에서의 이야기로 유명한 내용인데요, 아가멤논이 트로이 원정에서 실수로 아르테미스의 사슴을 죽이게 되어 그의 저주로 전쟁에 참가하지 못합니다. 신은 아가멤논의 첫째 딸 이피게네이아를 제물로 바치라는 명령을 하는데요, 결국 아가멤논은 딸을 제물로 바치게 됩니다. 하지만 이피게네이아를 불쌍하게 생각한 아르테미스가 그녀를 암사슴과 바꿔치기합니다. 아가멤논의 딸은 죽지 않았지만, 자식을 제물로 바쳤다는 죄를 벗지 못해 결국 아가멤논은 아내에게 살해됩니다. 하지만 아내 클리타임네스트라도 아들의 손에 죽게 되는 비극적인 이야기 입니다.
이 신화적 이야기를 모티브로 주제를 차갑고 건조하게 연출된 점, 공포영화에 버금가는 배경음악과 이상하게 소름끼치는 무미건조한 배우들의 대사, 주인공 마틴 역의 "배리 키오건"의 그로테스크한 연기가 특징입니다.
전체적인 줄거리 (결말 포함)
주인공인 스티븐은 매우 유능하고 부유하고 화목한 가정을 꾸리고 있는 의사입니다. 아내와 딸, 막내 아들로 네 가족이 큰 저택에서 지냅니다. 스티븐은 비밀스럽게 마틴이라는 어떤 이상한 소년을 종종 만납니다. 처음에는 퀴어 영화라고 의심을 했지만, 그것은 아니었습니다. 스티븐은 소년 마틴에게 시계 선물도 주고, 가족과의 저녁식사에도 초대하며 호의를 베풉니다. 알고보니 마틴은 스티븐이 수술하다 사망에 이르게 한 환자의 아들입니다. 심지어 스티븐은 수술 전 음주로 수술에 어떤 실수를 하게 된 것으로 보입니다. 스티븐은 그저 죽은 환자의 아들을 딱하게 여겨 챙겨주는 것 같은데, 마틴은 점점 스티븐에게 집착을 하며 가족에게도 접근합니다. 이상하리만치 스티븐과 그의 가족에게 집착하는 마틴을 스티븐은 점점 피합니다. 그러다가 마틴은 스티븐에게 가족 중 한명을 죽이지 않으면 1.마비 2.거식증 3.피눈물 4.사망 이라는 4가지 단계에 걸쳐 스티븐을 제외한 모두가 죽게 된다고 말하며 시계에 대한 보답으로 칼을 선물합니다. 스티븐은 처음에 이를 무시하지만, 아들 - 딸 순서로 하반신 마비가 걸리면서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게 됩니다. 이 부분에서 의아했던 것은 평범한 소년 마틴이 무슨 초능력이 있어서 가족에게 저주를 내리나 싶었습니다. 어쨌든 영화적 허용으로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결국 스티븐은 마틴을 납치해 지하실에 가둬놓고 폭행하며 살해 협박까지 합니다. 하지만 스티븐의 팔을 물어 뜯고, 자기 팔도 똑같이 물어 뜯으며 "눈에는 눈, 이에는 이"를 외치는 마틴을 보며 결국 가족 중 한명을 죽여야 이 사태가 끝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가족들도 모두 누군가 한명 죽어야 이 저주가 끝날 것이라는 걸 알게되고 아들, 딸, 아내는 모두 스티븐에게 죽임당하지 않으려 그의 비위를 맞추고 마음에 들기위해 노력합니다. 결국 스티븐은 가족 모두를 묶어놓고 눈을 가리고, 자신도 눈을 가려 빙글빙글 돌다가 총을 쏘는 랜덤형태로 한 명을 죽이려 하고, 아들이 총에 맞아 죽게됩니다. 그 후 보통의 가족으로 돌아 온 세 사람은 식당에서 밥을 먹고 있다가 식당으로 들어온 마틴과 마주치고, 가족은 식당을 나가며 영화는 끝이 납니다.
후기
영화는 스티븐을 내세워 권력과 권력을 쥔 지배자의 형태를 보여줍니다. 모든 것을 가진 유능하고 부유한 저명한 의사로서 타인의 목숨을 죽일수도 살릴수도 있으며, 가족 내에서도 가장 큰 권위를 가진 인물입니다. 저주를 걸어 복수하는 마틴 마저도 스티븐의 애정과 관심을 원하고 저주를 걸어도 그의 가족들에게 피해가 가지 스티븐은 죽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저주의 온상인 마틴을 죽이겠다고 했을때 마틴은 자신을 죽이면 총알 한발로 4명을 죽이는 거라면서 다시한번 스티븐이 가진 권력을 상기시켜줍니다. 음주 수술사고에 대해서도 아내가 오히려 죄책감을 느껴하고 스티븐은 반성하지 않는 모습입니다. 결국 자의가 아닌 러시안 룰렛식으로 아들을 희생하면서도 죄책감을 느끼지 않고 남겨진 딸과 아내로부터 권위를 얻은 채로 끝이납니다. 영화는 스티븐을 통해 기득권, 가부장, 사회적 지배층의 권위와 권력을 그로테스크한 방식으로 꼬집습니다. 시종일관 보는내내 극 중 인물들의 무미건조한 대화체와 귀를 찢을 듯한 공포적인 사운드에 몰입되었고, 찝찝함과 동시에 여운이 길게 남는 영화입니다.
4.0/5.0
★★★★
'Movie'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토믹블론드 Atomic Blonde 2017> 리뷰/줄거리/결말 (0) | 2022.11.21 |
---|---|
진정한 사랑은 무엇일까, <우리도 사랑일까(2011)> 리뷰,줄거리,결말 (0) | 2022.11.20 |
타란티노의 또 하나의 명작, <헤이트풀 8> 리뷰/줄거리/결말 (0) | 2022.11.20 |